* 지난 이야기
에버랜드에 캐스트로 입사하기 1 : http://shortgiraffe.tistory.com/27
에버랜드에 캐스트로 입사하기 2 - 지원서를 씁시다 : http://shortgiraffe.tistory.com/28
캐스트 면접 장소는 용인 에버랜드 캐스팅 센터.
캐스트 하우스 3층에 있는 곳이다.
이 캐스트 하우스가 참 찾기 복잡해서;; 원래도 길치인 나는 역시나 길을 못찾고 헤맸다.
면접날 나는 강남에서 5002번을 타고 에버랜드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여러분은 여기서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캐스팅 홈페이지에도 5002번을 탈 경우 '두메가든(에버랜드 전(前) 정류장)'에 내리라고 명시되어 있다!
나는 생각 없이 두메가든 정류장을 지나쳐서 멘붕이 왔다가 "이번 정류장은 에버랜드입니다."라는 반가운 방송을 듣고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렸는데...
아니 이곳은 웬 허허벌판이란 말인가.
분명 에버랜드라는 버스 방송을 듣고 내렸는데 그곳은 에버랜드가 아니었다.
에버랜드 주차장이었다!!!!!!!!!
다행히 면접 시간보다는 훨씬 이른 시간이었기에 멘탈을 가다듬고 이리저리 검색을 하여 더듬더듬 캐스팅센터(캐스트하우스 3층)을 찾아나섰다.
나는 면접을 2월에 미리 봤는데 ㅠㅠㅠ 겨울바람이 어찌나 거세던지..
특히나 에버랜드는 산에 있기 때문에 정말 추웠다.
이리저리 걸으며 길도 건너고 했는뎈ㅋㅋ 아니 이 동네는 좁은 도로엔 신호등도 없는 것인가.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조금 걷다보니 리조트 지원센터라는 팻말이 나오길래 왠지 저쪽에 캐스팅센터가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에버랜드 리조트 지원센터니까 음, 캐스트들도 관리하는 곳이 아닐까?' 하면서 그 건물로 다가갔는데 건물 밖에 어떠한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캐스팅 센터는 뒷건물로 이전했다고..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뒷 건물은 없는 것이다.
뒷건물이면 바로 뒤에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리조트 지원센터 뒤엔 캐스팅 센터가 있을 것 같은 건물이 없었다.
이리저리 헤메며 리조트 지원센터 구석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그곳 직원분을 만났고(구석에서 담배를 피고 계셨다), 직원분이 캐스팅센터는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분이 알려주신 길을 따라 올라가니 캐스트하우스가 따단!!!!
그분 아니었으면 한참 길을 헤매었을지도 모른다...ㅎㅎㅎ 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캐스팅 센터를 찾아가니 그곳 직원 분이 오늘 면접 보러 오신 거냐고 물으셨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어떤 방으로 들어가서 기다리라고 하신다. 2 교육실이었던 것 같음.
면접 대기실에 들어갔더니 이미 지원자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 6명씩 모둠으로 앉으라고 해서 그렇게 앉았다. 내 면접번호는 8번이었음.
나 버스에서 내린 시간은 무지 이른 시간이었는딬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빨리 도착해서 내가 일번 면접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헤매며 오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던 것이다.
모둠으로 앉은 책상 위에는 상황카드 10개가 놓여 있었다.
바로 이 상황들로 상황면접을 보는 것이다.
면접관 분들이 랜덤으로 상황을 찍어서 상황 연기를 시킬 것 같아 카드 10개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주변 사람들이랑 이럴 땐 이렇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누며 면접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
나는 면접자들이 얼른 와서 자리를 채워주기를 바랐다.
이번 면접에 면접자들이 많았으면 하고 바랐다.
왜냐고? 인터넷에서 면접 보는 인원이 많으면 상황극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봤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에서 보는 면접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① 인성 면접 - 자기소개, 지원 동기 등 아주 기초적인 것에 대하여 물어본다.
성격이 아주 이상한 사람이 아니면 무난히 볼 수 있는 면접이다. 핵심적인 것들만 물어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이 면접은 그날 면접 보는 사람이 적건 많건 무조건 치르는 면접니다.
② 상황 면접 - 면접자들이 굉장히 피하고 싶은 면접이 바로 이것이다. 상황극 면접!!!! 면접관이 어떠한 상황을 제시하면 면접 응시자들이 그 상황에 알맞은 대응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키가 작아서 놀이기구를 못타는 어린아이가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에 상황극을 하며(!!!) 연기를 하며(!!!)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대응을 할 것인지 보여야 한다.
단순히 연기만 하면 순간의 오글거림만 참으면 되니 그나마 괜찮은데 문제는 면접관 분이 진상손님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위에 예를 든 "키 작은 아이"의 경우, 면접관님이 무조건 놀이기구 태워달라고 생떼를 쓰는 아이를 연기한다;;;
안전상의 이유로 안 된다고 해도 태워달라고 막무가내임..ㅋㅋㅋㅋ
우리 캐스트들은 힘이 없다 ^^ 안되는 일은 안 된다고 할 수밖에.
이러이러해서 안됩니다~ 저래저래해서 안됩니다~ 몇 번 설왕설래 하고 나면 그제야 상황면접이 끝난다.
이 면접은 그날 면접 보는 사람이 많으면 안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내 동기 중 몇 명은 이 면접을 안 보고 들어왔다.)
사람들이 점점 면접실에 들어오고.. 나는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우리 잘하면 상황면접 안 볼 것 같다고 ㅋㅋㅋㅋㅋㅋ
"지금처럼 사람 많이 필요할 때는 몸만 멀쩡하면 뽑아준다"는 둥 "잘생기고 이쁘면 면접 때 그리팅팀으로 점찍는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면접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나를 포함해서 다들 인터넷에서 에버랜드 알바 후기 많이 찾아보고 오신 듯했닼ㅋㅋㅋㅋㅋ
내가 면접 본 날은 은근히 사람이 많은 날이었다. 교육실 하나가 꽉 차는 정도였던 것 같음. 30~40명 정도??
6명 테이블이 6개였는데 꽉찼던가... 그랬던 듯.
교육실이 면접생들로 꽉 차서 바글바글할 때, 캐스팅센터 직원분이 들어오셨다. 면접 예정 시각이었던 것 같다.
아, 이제 면접 시작하나보다, 긴장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상황면접이 없습니다~"라고 하고 다시 슝 나가셨음.
면접생들은 기쁨의 빵빠레를 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역시 오늘 사람 많아서 상황면접 안 보는구나! 기뻐하고 같은 조에 앉은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조금씩 나누고 있었음.
그리고 또다시 대기.
도대체 언제까지 대기를 타야 하는 건가 지루해질 즈음 다시 캐스팅센터 직원분이 들어오셨다.
들어오셔서 우리의 지원서 프린트물을 확인하라고 나눠주시고는 지원사진 첨부 안하셨던 분들은 지금 사진을 붙이시라고 함.
그런데 인터넷에 면접사진 첨부 분명히 했는데도 이력서 프린트가 사진없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이전에 사진첨부 하셨던 분들 중에서도 현장에서 사진 붙이신 분이 여럿..
그러니 면접 보실 분들은 꼭!! 면접 볼 때 증명사진 한두 장씩 들고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엡랜에서도 면접 보러 오라는 문자 보낼 때 증명사진 가지고 오라는 얘기 하긴 함.
사람들이 자신의 이력서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이후, 드디어 면접 시간이 다가왔는데 갑자기 들려온 청천벽력 같은 한 마디.
"오늘 상황 면접 봅니다~"
면접생들이 오늘 안 본다고 하지 않았나요??;; 여쭤보자 직원분은 다시 보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원래 안 보려고 하다가 보기로 결정 났다고.... 허허...
뭐 어쩌겠는가.. 오글거려도 해야지..
그래도 상황 면접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
에버랜드 면접실에 조금 일찍 가서 상황카드만 잘 살펴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알 수 있다.
에버랜드는 알바 면접에 그렇게 어려운 것을 묻지 않는다!!!
그저 순간의 오글거림만 참으면 될 뿐....
면접은 5인 1조, 혹은 6인 1조로 진행된다.
나는 인성면접은 5인 1조였고 상황면접은 6인 1조였음.
면접관 분들이 분위기 부드럽게 해주시니 크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인성 면접의 경우..
인터넷에서 봤던 대로 역시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키고 왜 지원했는지, 얼마나 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직무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간단히 묻는다.
이력서에 쓰인 사항에 대해서 물을 때도 있다.
나는 빠리바게트에서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이력서 근무 경험에 "불로어울림 빠리바게트, 4개월"이라고 썼는데 면접관 분이 "불로어울림이 뭐예요?"라고 물으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로(不老)라는 말 때문에 헷갈리셨던 걸까???ㅋㅋㅋㅋㅋ
불로어울림은 우리 동네에 있는 빠리바게뜨의 지점명이라고 말씀드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로동에 있는 어울림 아파트 근처에 있는 빠리바게트이다.)
면접관님도 나도 머쓱해서 같이 웃었음 ㅋㅋㅋㅋㅋㅋ
나와 같이 면접 본 분 중 한명은 어떤 직무에 가고 싶냐는 질문에 "그린(청소)"이라고 대답하셨고 이유를 덧붙이셨는데 그 이유가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내사랑 팥쥐"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장나라가 한창 인기 있을 때 찍은 드라마였는데 ㅋㅋㅋㅋ
나도 그 면접생 분(94년생이셨음)도 어릴 때 했던 드라마다.
거기서 장나라가 에버랜드 그린 캐스트로 나왔다고 한다.
그 드라마 때문에 에버랜드에서 꼭 한 번 알바를 해보고 싶었고, 그린 캐스트로 일하고 싶었다고 ㅋㅋㅋ
그 얘기 듣자마자 면접관님이 또 웃으시더니 예전에 그 드라마 때문에 그린 캐스트 인식이 좋아져서 그 이후로 그린 직무가 인기가 많아졌다고 말씀하셨다.
그 이전에는 그린=청소 라는 인식 때문에 원래는 별로 인기가 없는 직종이었다고...
(지금은 직무 선호도 1위 어트랙션, 2위 그린이다.)
이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인성면접을 마치고 다시 대기실로 입성;;
대체 대기를 얼마나 하는 거얔ㅋㅋㅋ
아까 앉았던 책상에 앉아 상황면접관이 우리를 부를 때까지 기다리며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은 이것도 괜찮은듯.. 등등 ㅋㅋㅋ
이제 꽤 긴장이 풀려서 서로의 신상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ㅋㅋㅋㅋ
드디어 상황면접실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났고, 조원들이 함께 들어갔다.
그런데 말입니다? 상황면접은 랜덤으로 보는 게 아니었음.
대기실 책상 위에 있던 상황카드를 우리가 한 장씩 들고 들어간다. 그리고 면접관에게 "저는 몇 번 상황을 연기하겠습니다."라고 말함.
즉, 연기하고 싶은 상황을 자기가 정할 수 있다는 거!!!
가장 자신있는 상황을 조원들과 겹치지 않게 이야기하면 된다.
나는 "어트랙션에서 내린 손님이 다시 태워달라고 말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맞춰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다른 손님들도 대기하고 계시니 한 번 더 줄 서서 탑승부탁드립니다, 이런식으로 했던 것 같은...
면접관님의 진상손님 연기엔 당황해서 좀 헤매긴 했다.ㅠㅠㅠ
같은 조로 들어갔던 남자분 중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잘생긴 분이 계셨는데 (96년생 20살이어서 깜놀했었다.) 연기를 굉장히 잘하셨다.
연기도 자연스러웠고 상황에 대한 처신도 좋았고.
알고보니 연기 전공하시는 분이셨음!!
상황면접관님도 그분 연기에 만족하셨고 ㅋㅋㅋ "혹시 그리팅 팀에 들어가도 일 잘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물으셨음.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면접 때부터 그리팅 팀에서 뽑아간다는 이야기는 사실이었다. 하하.
나와 상황면접 다른 조에 계셨던 어떤 잘생긴 분도 상황면접관님에게 그리팅 팀에서 일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면접 때부터 그리팅 팀에서 뽑아간다는 이야기는 정말 사실이었다. 하하.
이렇게 상황 면접까지 보고 나면 끝!!
면접 결과는 정말 빠르게 나온다. 특히 일찍부터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날 저녁이나 다음날 낮에 바로 결과통보가 된다.
만약 면접을 봤는데 계속해서 연락이 안 온다 싶으면 자신이 성향검사를 아직 안 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본 후, 성향검사까지 마쳤는데 면접 결과 통보 문자가 오지 않으면 캐스팅 센터에 연락을 해보자.
전화해서 언제 면접 본 지원자 누구누구인데 면접 결과 알고 싶다고 하면 바로 결과를 알려준다.
성향검사 오류가 났으니 다시 하세요, 혹은 합격하셨습니다, 혹은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성수기에는 크게 없다고 한다.).
성향검사 오류가 났다고 하면 다시 하면 되는 거고.. (성향검사는 3번까지 가능하다.) 합격했다고 하면 입사일을 정하면 된다.
나는 이놈의 성향검사가 굉장히 짜증났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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